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벌써 세 달 정도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2차까지 접종 완료한 분, 1차 접종 후 대기하는 분, 그리고 아직 접종의 기회를 얻지 못한 분도 있습니다. 그 간 의료현장에 있으면서 확인한 부작용을 나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작성하였습니다. 발열, 전신 근육통, 무력감, 접종 부위 붓기, 구역감에 대한 증상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1.07.01 - [분류 전체보기] - 의사가 정리하는 코로나 백신 접종 부작용, 근육통, 전신무력감, 구역감, 팔이 너무 아파요! 타이레놀 적정량 복용법은?
4) 접종 부위 측 임파선염 – 종종 발생하는 부작용
임파선(림프절)은 신체에 굉장히 많이 분포해있는 기관으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작은 기관입니다. 평소에는 잘 만져지지 않다가, 신체의 염증 상태의 경우 임파선(림프절)의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임파선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백신 접종 역시 임파선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임파선은 바둑알처럼 만져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크기는 1cm 미만부터 2cm 이상까지 다양하며, 임파선이 동글동글 만져지면서 누르면 약간의 통증 및 국소 열감이 있다면 임파선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파선염은 주로 접종부위 측 겨드랑이, 쇄골 근처, 목 까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체내 염증반응으로 시작된 임파선염이므로, 일단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으로 국소적인 통증 조절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단, 임파선의 크기는 통증이 없어져도 서서히 줄어듭니다. 임파선의 크기가 줄지 않고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추가적인 약제 복용을 위한 진료를 받으셔도 늦지 않습니다.
5) 팔, 다리, 손가락 등 저림 증상 – 혈전 생성으로 인한 가능성
백신 접종 수일 뒤 다리, 팔, 손가락, 발가락 등의 저림 증상을 간혹 확인하게 됩니다. 저림 증상은 명확히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이슈가 있으므로, 인과관계가 아주 없다고 생각하기도 어렵습니다.
혈전 생성으로 인해 말초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혈류량이 변화하면서 해당 혈관에서 공급받는 부위의 저림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근육 저림으로 증상이 발생한다면 가까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등의 병원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허나 이 증상 역시 응급으로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증상은 아닙니다.
6) 호흡 곤란, 가슴 답답함 – 응급실 방문이 필요합니다!
호흡 곤란과 가슴 답답함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대다수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혈압, 맥박, 호흡수, 산소포화도 등을 모두 체크해보면, 일시적으로 변화하기는 하지만 정상 범위에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측정 결과를 설명해주며 안심시키면 답답한 증상 등이 안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 답답함 이외에도 가슴이 누르는 듯한 통증, 조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응급실 방문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최근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심근염의 가능성이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학회지인 JAMA cardiology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후 0.0008%의 환자에서 심근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굉장히 적은 비율이지만, 얼마 전 전역을 앞둔 군인이 심근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으므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화이자·모더나백신 맞은 미군 중 23명 심근염…예상보다 많아" | 연합뉴스 (yna.co.kr)
사실 심근염을 응급실에서 간단히 진단하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심전도 검사 및 심근효소 검사 등을 통해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지만, 위 검사들로만 심근염을 간단히 진단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호흡이 답답한 증상 혹은 가슴 중앙부의 조이는 느낌 혹은 누르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응급실에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접종 후 발생한 부작용은 꼭 접종한 병원으로 방문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증상과 관련된 과를 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소아과에서 접종한 후에 다리저림이 발생했다고 해서, 소아과 전문의가 다리저림으로 내원한 성인에게 해줄 수 있는 처방은 없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백신을 접종한 후에 가슴 조임 증상이 있어도,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심장과 관련된 검사를 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즉, 접종 병원이 아닌 관련된 과로 내원하는 것이 헛걸음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또한 백신으로 인한 증상인지, 연관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아직 백신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접종 병원에 증상 발생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연관성이 있는지 문의를 하셔도 아마 명쾌한 답변은 듣기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Q. 부루펜, 캐롤에프, 낙센, 아세클로페낙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먹으면 안되나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즉 NSAIDs는 근육통이나 감기에 흔히 사용되는 약입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역시 진통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많은 과에서 처방하는 약입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에는 타이레놀, 즉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으로 통증을 조절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만 설명드리면, 진통소염제는 항염작용을 일으킵니다. 즉,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의 목적은, 외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슷한 물질을 체내에 주입하여 면역 반응을 통해 이를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권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부작용 증상이 있겠지만, 제가 흔히 접한 부작용 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혹시라도 지금 위의 증상이 있다면 응급한 상황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집에서 당장 복용할 수 있는 상비약들로 조절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접종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된 약이므로 의사 및 환자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접종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에게 확실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별 탈 없이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길 바랍니다.
** 위 포스팅은 의사의 대면 진료를 우선할 수 없습니다.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되는 자료로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의 의사의 진료와 상충하는 견해가 있다면, 눈 앞의 의사의 진료가 우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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