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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목(두경부)

목에 가시 걸렸을 때, 절대 ‘이것’하지 마세요!

by NY대디 202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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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당직일 때, 자주 오는 환자군 중의 하나가 바로 목에 가시가 걸렸어요.입니다. 요새는 다들 병원으로 잘 오시지만, 그래도 이 포스팅 하나가 가시 걸린 누군가에게 검색되어 또 한 분의 환자분이 바른 선택을 하시길 바라며 작성해봅니다.

목에 걸리는 것은 주로 생선 가시이지만, 그 외에도 온갖 것들이 목에 걸립니다. 인상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살구씨가 기도의 입구를 막을 것처럼 있었던 분,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플라스틱 컵 조각이 같이 들어갔던 분이 아직 기억납니다.

 

가시가 가장 많이 걸리는 곳은 어디일까?

가시가 가장 많이 박히는 곳은 첫 번째로 편도입니다. 이 사진은 저의 입 속인데, 저기 보이는 양쪽의 편도에 먼저 가시가 잘 박힙니다. 이 곳에 박히는 가시는 빼기 쉽습니다. 입만 잘 벌리면, forcep으로 어렵지 않게 뽑을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아니더라두요.

양쪽 검은 동그라미가 편도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박히는 곳은 혀 뿌리’, 설근이라는 곳입니다. 혀의 가장 깊숙한 곳인데, 이 곳은 입을 벌린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후두내시경을 통해 확인해야 하고, 뽑을 때도 굴곡진 기구를 이용해 뽑아야 합니다. 당연히 뽑는 과정에서 환자의 구역감도 심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는 1시간 정도 고생하기도 합니다.

빨간 동그라미가 혀 뿌리. 이곳에 박힌 가시는 입을 벌리는 것만으로는 볼 수 없다. by http://training.seer.cancer.gov/head-neck/anatomy/overview.html

 

후두내시경으로 확인했는데 가시가 없대요. 그런데 저는 계속 불편해요!

환자는 분명히 걸린 느낌이 드는데, 병원에서 후두내시경까지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물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점막을 긁고 지나갔거나, 진짜로 박혀있었으나 빠져서 삼켜버린 경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환자분들도 이물이 없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안도감이 들면서 불편감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후두내시경으로 확인을 해서 없는데도 심한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그때는 이물이 식도로 넘어가 박혀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후두내시경에서 없었는데 식도에서 확인된 경우는 10%정도 였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가능한 빨리 상부위장관내시경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도에 이물이 박혀있다면, 염증으로 진행된 후, 식도 천공, 즉 구멍이 날 수 있습니다. 천공이 나면 패혈증으로 쉽게 빠질 수 있으므로 순식간에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점막에 박힌 가시를 빼고 끝날 수도 있지만, 만약 상처가 깊다면 짧게나마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상처난 부위를 통한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가글 등을 이용한 구강 위생은 당분간 철저히 해야합니다.

가시가 걸렸을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위와 같은 과정들이 있기에, 가시가 걸린 것 같다고 맨 밥을 삼킨다거나,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신다거나, 구역질을 한다거나, 손가락을 집어넣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이런 행동은 살짝 박힌 가시를 더 깊게 망치질하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또한 상처부위를 오염시켜 균 감염을 유발하는 행위입니다.

혹시라도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다면 이비인후과로 가시기 바랍니다. 늦었는데 너무 불편해서 견디기 힘들면, 가능한 이비인후과 의사가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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