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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귀

벨마비 치료는 72시간 내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by NY대디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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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벨마비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벨마비는 안면신경 질환 중 하나, 안면마비의 증세를 일으키는 여러 질병 중 하나입니다. 양치를 하다가 한 쪽으로 물이 새는 것을 느껴서 오시는 경우, 타인에 의해 감지되어 오시는 경우가 많고, 응급실로도 종종 오시는 질환입니다. 안면신경얼굴을 움직이는 기능뿐 아니라, 눈물과 침 분비를 담당하고, 혀의 앞쪽 2/3의 미각을 담당하는 등 여러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환자분의 불편감은 매우 다양합니다.

사진은 File:Bellspalsy-neurology.jpg-Wikimedia Commons에서 발췌

벨마비는 왜 생기는 것일까?

벨마비는 65세 이상 환자에게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대부분은 일측성으로 발생합니다. 여성의 경우 임신 중3.3배나 많이 발생하는데, 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벨마비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특발성 안면신경마비라고도 불립니다.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가설은 바이러스 감염(주로 단순포진바이러스, Herpes simplex virus)으로 인해 안면신경에 부종이 생기고, 이로 인해 마비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벨마비의 증상은 안면마비만 있나요?

벨마비 증상은 일반적으로 첫 주에 가장 심하게 나타납니다. 안면마비 외에도, 구강 내부의 이상감각(80%), 귀 뒤쪽의 통증(60%), 이상미각(57%), 눈물 감소(17%), 청각과민(30%)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가끔 귀 뒤쪽이 아프다며 외래를 오시는 환자분 중, 아무런 소견이 없었으나 이틀 뒤 안면마비로 재내원하신 분들도 계십니다.(물론 귀 뒤쪽의 통증으로 안면마비 치료를 미리 시작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다음 표는 안면마비의 정도에 따라 단계를 나타낸 표입니다. House-Brackmann grade라고 하는데, 단계가 높을 수록 마비의 정도가 심한 것을 뜻합니다.

 

벨마비가 발생했을 때 검사는 무엇을 하나요?

가장 중요한 검사는 전기신경검사, 전기로 자극을 주어 안면신경이 얼만큼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상쪽 안면신경에 비해 마비쪽의 안면신경의 기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 중 신경전도검사(Electroneurography, ENoG)’를 많이 사용하는데, 정상쪽에 비해 90% 이하로 전도 장애가 발생하면 좋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90%가 넘는 전도 장애가 있다면 자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합니다.

MRI 촬영을 꼭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많으실텐데요, 물론 뇌의 종양으로 인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종양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므로, MRI 검사 여부는 환자분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셔도 좋습니다.(MRI 없이는 뇌의 종양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 벨마비가 동측으로 재발한다면, 또는 증상이 서서히 악화된다면 MRI 촬영은 꼭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안면마비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치료는 어떻게?

벨마비의 예후는 다른 원인으로 인한 안면마비(외상, 종양, 람제이헌트증후군)에 비하면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아무런 치료 없이도 71%의 환자에서 회복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예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완전마비 / 불완전마비의 구분입니다. 완전마비란,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을 꽉 감아도 눈이 감기지 않으며, 입꼬리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단계입니다. 완전마비인 경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청각과민, 눈물감소, 60세 이상, 당뇨, 고혈압, 심한 귀 통증 및 안면 통증나쁜 예후를 시사합니다.

벨마비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스테로이드 복용입니다. 마비 발생 72시간 이내에 사용된 경우가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안면신경의 붓기를 감소시켜 기능을 회복하도록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고용량으로 복용 후에 천천히 감량하는데, 보통 2주 내외로 복용하게 됩니다. 회복은 최대 6개월까지 천천히 진행되므로, 약을 복용하는 데 바로 안면마비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눈이 감기지 않으므로, 인공눈물이나 안연고를 초기에 사용하고, 안대 등을 이용해 안구가 건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실제로 안면마비는 돌아왔으나 초기에 안구 관리가 부적절하여 각막의 손상으로 인해 고생하는 환자분도 많이 있습니다.

침치료에 대해서는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면신경이 기능을 못 하는 동안 안면의 근육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나중에 신경이 기능을 할 때 안면 근육이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침치료도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안면 마사지와 병행한다면 지속적인 안면 근육의 자극으로 근 위축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침치료는 어디까지나 근육에 제한되는 방법으로, 안면신경 자체를 치료할 수는 없으므로 스테로이드 복용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안면마비로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나요?

많지 않은 경우이나, 신경전도검사 상 90% 이상의 전도 장애가 확인되고 완전안면마비의 얼굴을 보이는 경우,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고민해야 합니다. 수술적 치료의 원리는, 안면마비의 부종으로 안면신경의 전도율이 감소하였으므로, 안면신경이 지나는 뼈를 일부 갈아내어 통로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이는 청력 감소 여부에 따라 접근법이 다양하므로, 담당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후에 진행하시게 됩니다.

 

안면마비의 수술적 치료까지 소개하였지만, 실제로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만, 증상 발생 뒤 이른 스테로이드 복용의 시작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니, 지체 없이 가까운 이비인후과로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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