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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빠의 육아 일기

조리원은 필수? - 초보 아빠의 산후조리원 생활기

by NY대디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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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TV에서 하는 프로그램 중,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마침 나의 상황으로 인해 재미있을 것 같아서 1화부터 챙겨보았는데, 극이 과장되기는 했지만 충분히 공감하며 즐기는 중이다. 최근 트렌드는 조리원이 필수 코스처럼 굳어졌는데, 내 결론은 지불한 금액의 가치를 한다는 것이다.

산부인과 병원과 조리원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모자동실의 압박을 받는 병원이라 더욱 그렇게 느꼈는지도. 조리원 입구에 도착하자 마자, 배고픈지 10분 내내 울던 아기를 신생아실 조리사분께 맡기고, 우리는 안내 받은 방으로 도착하였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둘다 침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조리원은 출산 6개월 전에 미리 이곳 저곳 탐방 후 결정한 곳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매우 맘에 들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베르사유 산후조리원이다.

 

여기서 잠깐, 내가 생각하는 조리원의 중요한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내가 원하는 곳. 비싸더라도 아내가 원하는 곳으로 하는게 좋다. 산욕기에는 산모 감정의 등락폭이 매우 큰데, 산욕기의 시작인 조리원에서부터 아내를 자극할 이유는 없다. 가성비는 아내가 따지는 것이지 남편이 따질 것은 아니다. 비용은 상담받을 때 결정하면 할인이 있으므로, 되도록 하루에 몰아서 조리원 투어를 하도록 하자.

둘째, 이곳과 저곳이 고민된다면, 집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산부인과부터 조리원까지 3주가 가까운 시간을 밖에서 지내게 되는데, 집에 있는 짐을 가지러 갈 일이 생각보다 많다.

어쨌든 우리가 선택한 베르사유 조리원은 부부 모두에게 나오는 welcome lunch부터 만족스러웠다. 병원에서 미역국을 5일 내내 먹었더니, 심지어 대변에도 미역이 나오는 지경이었는데,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삼계탕이지만 감탄하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식사 후 낮잠도 잘 잤을 때쯤, 아내에게 수유콜이 왔다. 내가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아내의 설명에 의하면, 드라마의 한 장면 처럼 여러 산모가 모여 한 쪽의 가슴을 내놓고 아기에게 수유를 하는 광경이 있다. 아내도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이내 잘 적응한 것 같다.

조리원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요새는 코로나 시국으로 출퇴근하는 남편은 출입이 어렵고, 아예 상주하는 남편만 있을 수 있다. 대신 주말의 경우는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있을 수 있었다. 매 끼 정성들인, 맛이 괜찮은 식사(하지만 항상 미역국이 나왔다. 소고기 미역국, 황태 미역국, 조개 미역국…), 두 번의 간식. 하루 한 번은 꼭 방 청소를 해주고, 아내의 속옷 등의 빨래도 맡아준다. 특히 베르사유 조리원은 산모 사이에서 모유수유사관학교라고 불린다는데, 이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모유수유가 쉬운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먹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라. 자세가 잘 잡히지 않으면 아기는 아기대로 힘들게 빠는데 먹는 건 없고, 엄마는 엄마대로 아기는 계속 빨아서 아프고아내 말로는 매 번 젖꼭지가 떨어져나가는 기분이라고 했고, 또 어깨, , 목의 근육도 불편해했다.

2주 간 3회 정도 신생아와 관련된 수업을 받았던 것 같 같은데, 모유수유의 중요성, 아기 달래는 법, 목욕시키는 법 등 알찬 지식들이 많았다. 함께 못 한 수업도 있었는데, 가능하면 부부가 같이 참여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았다. 밤에는 유축한 모유 또는 분유로 알아서 수유를 담당해주어서, 실컷 잘 수 있었다. 어차피 아침에는 일어나야 했지만, 병원에서 두 시간 마다 깼어야 하는 생활에 비하면 천국이었다.

조리원은 가능하면 더 오래 있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없어 2주에 그쳤지만, 여유가 된다면 3, 4주 있기를 추천한다. 아기가 100일 정도 되기 전까지는, 입주 도우미를 쓰지 않는 이상 통잠을 잘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 실제로 당시 있던 산모들 중에는 2주 넘게 있는 산모들도 많았다고 했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요새 대부분의 조리원은 젤리뷰등의 어플로 24시간 CAM으로 아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우리 역시 이 어플을 사용하기 전에는 참 안심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엄마와 아빠는 젤리뷰를 그렇게 많이 확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보고 싶으면 방으로 보면 되고, CAM에 있는 경우는 잘 때 뿐이라 사진을 보는 거나 다름이 없다.

이렇게 행복한 2주가 끝나고, 우리 부부는 본격적인 육아의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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